시골에서의 한적한 삶
서울의 네온사인과 자신의 성공하는 삶을 상상하며 서울로 올라온 혜원(김태리). 상상과 다르게 각박하기만 한 서울살이에 지쳐가던 중 남자 친구와 함께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혜원은 시험에 불합격해서 도망치듯 고향으로 내려온다. 혜원의 엄마는 혜원의 수능이 끝난 날에 집을 떠났고 아빠는 혜원이 어릴 적에 돌아가셨다. 텅 빈 집에는 사람이 드나들지 않아 냉기가 가득했지만 이 차가운 바닥에 누워 숨을 고르는 혜원의 표정은 너무 후련해 보였다. 임용고시에 합격한 남자 친구에게 연락이 오지만, 자존심이 상한 혜원은 연락을 받지 않고 며칠 뒤에 올라가서 얼굴을 보고 얘기하려고 한다.
혜원의 고향 친구들이 혜원이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자 전과 막걸리를 가지고와서 그동안의 회포를 푼다. 직장 생활에 회의감을 느껴 고향에서 농사를 짓는 재하(류준열), 시골의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도시로 가고 싶어 하는 은숙(진기주), 마지막으로 새끼 강아지 오구가 있다. 잠시 동안만 머무르려고 했던 혜원의 결심과 다르게 사계절을 봄을 맞이하면서 본격적인 준비를 하게 된다. 밥을 직접 해야 했지만 남아있는 재료들이 없었다. 친구들의 도움과 고모의 지원으로 식재료를 조달할 수 있었지만 평생 그럴 수는 없었기 때문에 농사를 짓기로 결심한다. 고된 농사지만 일한 만큼 자라 주는 농작물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 열심히 일하고 난 뒤에 집으로 돌아와 시원한 음식을 먹으면서 엄마와의 추억을 회상한다. 혜원의 엄마는 혜원이 어느 정도 컸다고 생각해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 떠난 것이었다. 처음에는 그런 엄마가 이해되지 않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생각을 하였고 점점 엄마의 마음도 이해가 되었다. 혜원은 그동안 자신이 실패해서 고향으로 도망쳐왔다는 생각을 하면서 힘들어했다. 문제를 회피해왔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자연으로부터 위로를 받느다. 또 친구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자존감을 회복한다. 이런 시간을 보낼 수 있었기 때문에 다시 사회로 뛰어들 용기를 얻는다. 1년이 지나 다시 겨울이 되었을 때 혜원은 친구들에게 편지를 남긴 후 다시 도시로 돌아간다. 도시에서 열심히 살다가 종종 고향으로 돌아와서도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마무리된다.
소소한 일상이 주는 행복
영화를 보면서 원작은 어떤 내용일지 궁금했다. 일본 원작이 있기 때문에 다시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자극적인 요소도 없었지만 영화 자체가 주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었고, 영화를 통해서도 힐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되었다. 현대 사회는 바쁘게 움직여야하고 사회생활뿐만 아니라 인간관계까지 신경을 써야 되기 때문에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그래서 도시 사람들이 귀농을 생각하고 실제로도 귀농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 있어 이 영화는 귀농의 로망을 잔뜩 실현시켜주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서 넓은 밭을 보면서 나를 위한 한 끼를 만드는 영화. 보기만 해도 여유로움이 생기고 마음이 충족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 다채로운 계절 음식을 보는 재미도 있다. 본인이 직접 농작물을 재배하기 때문에 계절에 맞는 농작물을 키우게 된다. 그게 바로 계절 음식이다. 영화감독님이 채식주의자이기 때문에 다양한 채소 위주의 음식을 볼 수 있다. 배추를 직접 뽑아 만든 배추 된장국, 고추를 듬뿍 넣은 떡볶이, 직접 만든 막걸리, 우울할 때 먹으면 최고인 달달한 크림 브륄레, 양배추와 가쓰오부시로 만들어낸 오코노미야끼. 채소 위주의 음식이 나왔기 때문에 오히려 시골의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어릴 적 엄마가 해준 요리와 혜원이 요리하는 모습이 교차되며 혜원이 성숙해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실제로 요리는 김태리 배우가 직접 했다고 한다. 만약 소소한 일상을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과정, 농작물을 키우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명대사
- 긴 겨울을 뚫고 봄의 작은 정령들이 올라오는 그 때까지 있으면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 이거 예전부터 너 주려고 찜해뒀던건데 이번 태풍에도 끄떡없이 용케 버텼더라. 너와 다르게
- 친구들은 모른다. 나도 이곳의 토양과 공기를 먹고 자란 작물이란 걸
- 이놈의 잡초는 뽑아도 뽑아도 계속 자라난다. 걱정도 자꾸 다시 자라난다.
- 그렇게 바쁘게 산다고 문제가 해결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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